사는얘기

[엑셀콘 후기] 개발자 네트워킹 파티란 이런 것

Okguri 2022. 9. 18. 21:30

 

엑셀콘 다녀왔다.

엑셀콘을 잘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서 설명드리면, 

 

태초에 인프콘 2022이 있었다. 인프런에서 여는 개발 컨퍼런스다. 추첨제로 당첨된 사람만 갈 수 있었다. 때문에 가지 못한 사람들의 슬픔이 트위터에 넘실거렸다. 이에 한 용기 있는 개발자분(유니크굿컴퍼니 예찬님)이 나서 "그렇다면 우리도 컨퍼런스를 열어버리자!!!!!!!!!!!!!!!" 해서 열린 개발자 네트워킹 파티다. 엑셀콘이라는 이름은 성수동의 한 스테이크 음식점이자 파티 장소인 엑셀플레이스에서 따왔다. 

 

2022년 내가 가고 싶었던 컨퍼런스는 다음과 같다.

인프콘

JSCon

FE Con

엑셀콘

 

2022년에 진행하는 모든 컨퍼런스를 가지 못할... 뻔했다! 다 추첨에서 떨어짐!

근데 엑셀콘은... 가까스로 가게 됐다! 

어케 그게 가능했느냐.

다른 사람들은 신나게 파티하겠구나.. 라고 생각하며 흐린 눈으로 트위터를 하고 있던 토요일 오후 5시경..

흐린눈..

엑셀콘 양도글을 발견했다. 시작은 6시 30분!!!! 급하다!!!!!! 부랴부랴 양도받고, 멋쟁이 옷을 꺼내 입고, 트위터에 "나 엑셀콘 가요!!!!!" 자랑하고(중요) 엑셀플레이스로 향했다. 

 

세션! 듣! 기! 

엑셀콘에는 7개의 세션이 있었다. 자기가 관심 있는 세션을 들은 뒤, 남은 시간에는 자유로이 네트워킹을 하는 방식이었다.

 

내가 양도받은 티켓은 손주원 님의 '첫 개발자로 입사해서 살아남기', 휘 님의 '신입 개발자가 야생의 이직 시장에서 살아가는 방식' 세션을 들을 수 있었다. 운 좋게도 내가 원하던 세션들이어서 기분이 좋았다. 

 

첫 개발자로 입사해서 살아남기 

첫 입사 후 고군분투하며 고수가 되신 손주원 님의 세션. 손주원 님이 n년 동안 마주한 문제와 해결방법은 아래와 같다.

  • 문제1. 나의 서비스를 아는 개발자가 나밖에 없다. 때문에 장애 대응이 힘들다.
    • 커밋 PR 단위를 작게 만들기
    • 롤백하기 쉬운 환경 만들기
    • 테스트코드 만들기
  • 문제2: 코드리뷰를 못 받으니 뭐가 좋은 코드인지 알기 어려웠다.
    • 주변에 실력 있는 분이 있으면 코드리뷰를 요청함
    • 유료교육 프로그램
    • 책을 보자! (코드 컴플리트 책을 추천하심)
  • 문제3: 소통의 어려움 
    • 문서화를 하기 시작함. 문서를 쓰면서 나의 생각도 정리된다. 문서는 보다 설득력을 가진 도구다.
    • 나의 의견이 다른 사람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내가 상대방에게 좋은 사람인가?를 생각해보기. 데일 카네기의 인간관계론 추천. 
  • 결론 : 행복한 개발자가 되자. 자기가 하고 싶은 거 해야 더 오래오래 해 먹을 수 있다! 

나와 비슷한 고민과 고통을 먼저 겪으셨다. 그래서 얻어갈 인사이트가 많았다. 허허. 요즘엔 일이 너무 바빠 시간이 부족하긴 한데, 해결이 되면 테스트코드를 공부해봐야쥐.. 먼저 해보고 효능을 느끼면 팀에 도입을 제안해봐야겠다. TDD와 클린코드를 찍어먹어 봐야지 (과연 할 수 있을지....ㅋㅋㅋㅋ )

 

문제를 마주할 때마다 치열하게 고민하셨던 게 느껴졌다. 불평보다는 해결을! 나도 회사에서 마주하고 있는 문제들을 리스트업 해서 해결방안으로 실행한 것들, 실행할 것들을 정리해야지. 문제가 생기면 좌절은 짧게 하고, 방안을 찾고, 하나씩 시도하며 해결하기! 깔끔허다!!!

 

개발자의 사고방식을 인생관에 도입하는 것도 괜찮은 거 같다. 좌절은 짧게 해결은 빠르게. 문제 해결의 시작은 문제를 인지하는 것부터.

 

신입 개발자가 야생의 이직 시장에서 살아가는 방식

 

휘님의 거친 이직기를 들을 수 있는 세션이었다. 나도 이직의 꿈을 갖고 있기에 매우 흥미롭게 들었다.

  • 이직할 마음부터 만들기. 일단 서류부터 넣고 보자. 미래의 내가 알아서 한다.
  • 개발 활동도 마찬가지. 토이 프로젝트, 개발 블로그, 팟캐스트 등 그냥 지원해보자.
  • 서류에서는 보여주고 싶은 경험만 요약하기. 
  • 면접 준비 : 전체적인 스토리라인을 만들어야 한다. 어떤 활동을 왜 했는지, 뭐가 힘들었는지, 뭘 배웠는지. 면접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연습밖에 없다. 내 업무 리마인딩은 필수.
  • 내가 이직을 함으로써 어떤 것을 얻고 싶은지 생각해보기.
  • 이직하면서 깨달은 점 : 객관적인 자기 평가 가능. 나의 한계를 시험해보고 싶다 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이 분 강하다... 싶었다. 자기가 원하는 걸 알고 해결방안을 찾아가시는 모습이 멋있었다. 어떠한 상황에 나를 던져놓고 일을 벌여놓는 것도 좋겠다 싶다.

 

또 나와의 대화를 다시 한번 할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다른 사람들은 분명하게 길을 알고 가는 느낌인데, 나는 아직 나의 길을 모르는 거 같기도. 내가 이직을 하고 싶은 게 맞나?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 든 세션이었다. 

 

갑자기 든 생각인데... 개발자들은 문제 해결력이 뛰어난 거 같다. 1) 문제를 인지한다 2) 문제를 정의한다 3)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4) 하나씩 시도해본다 5) 해결한다 6) 기록한다 같은 프로세스가 다들 머릿속에 박혀있다. ㅋㅋ 위 세션들을 들으면서도 느꼈다. 

 

대망의 네트워킹 시간!!!!

정말 정말 반가운 분들을 많이 만났다!

이미 여러 번 뵌 분들도 있었고, 처음 뵙는 분들도 많았다. 한 번쯤 꼭 만나보고 싶었던 사람들도 마주쳤다! 다들 넘나 반갑게 인사해주셔서 감사했다. 20명 가까이 인사를 나눈 거 같다.. 새로 친해진 분들도 꽤나 많아서 넘 좋았다. 

트위터 세계관에서 LADY인 나는.. 만난 분들이..

아갓쉬,,,,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라고 하셔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영애로서 품위를 지키기 위해 예의 있게 인사드렸다. 

 

사실 개발 얘기를 많이 나누진 않았지만 개발자 모임이라고 개발 얘기만 하라는 법은 없다. 술 얘기, 노는 얘기, 이직 얘기, 머신러닝 얘기(엉?) 등등하며 진짜 재밌게 놀았다.

 

음식과 분위기 

사람들이 들뜬 이유는 맛있는 음식과 술이 있기 때문 아닐까. 구운 채소가 너무 맛있어서 그것만 한 접시 갖다 먹은 거 같다. 베이커리류도 넘나 맛났고 술도 맛있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의 겸둥 트친님이 하이볼도 사줬다.. ㅠ 움쪽 담엔 꼭 은혜를 갚겠어..

 

사진을 안 찍은 게 너무 아쉽다.

사진을 찍은 게 없다...

어둡고 시끌벅적해서 놀기 위한 파티라는 게 물씬 느껴졌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 스탠딩 테이블이라 쉽게 자리를 옮기면서 네트워킹할 수 있는 구조였다. 진행도 매끄러웠고 세션도 알찼다. 음식과 술도 맛있었다. 큰 사건사고도 없었고, 편하게 잘 즐기다 왔다. 굿즈, 사은품까지 너무 알찼다. 홈페이지와 로고도 깔롱지게 만드셨다. 개인들이 진행했다는 게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멋진 행사였다. 행사 주최, 진행하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럭키드로우에 당첨된 것도 넘 쩔었다. 역시 난 럭키하다. 나의 운 관리 위원회가 제대로 일하고 있나보다~

많은 개발자분들과 함께해서 너무 즐거웠다. 인사이트도 얻고, 재미도 있었고 넘넘 좋은 경험이었다! 2회차가 있다면 또 가고싶다!